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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잃은 이란, '가혹한 복수' 예고…중동 암운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를 표적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가 또 한 번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와 군 수뇌부가 대거 사망한 '1차 참수 작전'에 이어, 대미·대이스라엘 보복을 총괄하던 라리자니마저 제거되면서 이란 지도부는 심각한 공백 상태에 놓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으로 라리자니뿐만 아니라,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 조직인 바시즈 민병대 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등 전쟁 지도부 수십 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근본적으로 와해시키려는 '2차 참수 작전'으로, 이란 정권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이란 측은 라리자니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가혹한 복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해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론인 출신으로 혁명수비대 장성까지 오른 라리자니는 이란 정권의 실질적인 2인자로 평가받아 온 인물이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유고 시 권한대행으로 지목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았으며, 하메네이 사망 이후에는 사실상의 실권자로서 대외 강경 노선을 주도해왔다. 그의 사망은 이란의 권력 구조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고, 향후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잇따른 고위급 인사 제거는 이란의 보복 의지를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라리자니 사망 발표 직전, 호르무즈 해협의 핵심 우회로인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를 재차 공격하며 보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이란 핵심 원유 수출 시설 공습에 대한 맞대응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은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초산성가스 정제 시설인 아부다비 샤 가스전과 두바이 국제공항에 드론 공격을 감행하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 충돌을 넘어, 세계 경제의 동맥을 겨냥한 전면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샤 가스전의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 황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경제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지도부의 핵심 인물들을 연달아 제거함으로써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주요 직위별로 유고 대행 순위를 지정해두는 등 고도로 조직화된 통치 체제를 갖추고 있어, 지도부 공백이 곧바로 정권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이란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더욱 예측 불가능한 보복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