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료는 계속됩니다?…필수 인력 빼고 전원 스톱, 4개 국립대병원 '셧다운' 위기

이번 파업은 2004년 이후 21년 만에 4개 이상의 국립대병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이라는 점에서 그 파급력에 귀추가 주목된다. 파업을 예고한 곳은 국내 의료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으로, 이들 병원에 소속된 조합원 수만 약 8600명에 달한다. 특히 이번 파업에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환자 치료와 직결된 인력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의 필수적인 사무행정, 시설, 미화 직군까지 모든 직종이 참여해 병원 운영 전반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료연대본부는 파업의 핵심 명분으로 현 정부의 공허한 공공의료 강화 약속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를 약속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목표와 세부 실행 계획은 전무한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병원과 돌봄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붕괴 직전이며, 특히 비정규직과 돌봄 노동자들은 감염병 시대의 최전선에서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에 신음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인력 확충과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노조는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공공의료 및 공공돌봄 체계 강화 ▲보건의료 및 돌봄 인력의 대대적인 확충 ▲차별 없는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권 강화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이는 개별 병원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공공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투쟁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노조 측은 파업의 구체적인 참여 인원과 수위는 파업 전날인 16일 밤, 사측과의 최종 교섭 및 정부의 태도 변화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막판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그러나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17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대규모 공동파업 대회를 개최한 뒤,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는 등 투쟁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 중환자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업무는 중단 없이 유지하여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외래 진료 축소나 예약된 수술의 연기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환자들의 불편과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